소상공인일반2026. 9. 4. 오후 4:49:37조회 0
돈이 있어도 못 가는 곳 10군데 — 그리고 빠진 열한 번째
세계에서 거의 갈 수 없는 곳 10군데를 정리한 기사를 봤습니다. 종교, 지리, 안보, 문화 — 이유는 제각각인데 결론은 같습니다. 돈만으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목록을 다 읽고 나서 한 가지가 걸렸습니다. 우리한테 제일 가깝고 제일 중요한 곳이 빠져 있습니다. 거기부터 쓰겠습니다.
열한 번째 — 북한
미국 시민권자에게 북한은 '가기 어려운 곳' 이 아니라 법으로 막혀 있는 곳입니다. 이걸 정확히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국무부는 2017년 9월부터 미국 여권을 북한 출입·경유에 대해 무효로 지정했습니다.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이후입니다. 이 조치는 1년짜리라 해마다 갱신하는데, 2026년 7월 2일 서명으로 2027년 8월 31일까지 또 연장됐습니다. 올해로 9년째입니다.
어기면 어떻게 되느냐. 여권 부정 사용으로 최대 징역 10년, 그리고 여권이 취소됩니다. 여기에 더해 평양에는 미국 공관이 없습니다. 억류돼도 미국 정부가 직접 손쓸 창구가 없다는 뜻입니다.
예외는 네 가지뿐입니다. 국무부에 '특별승인(special validation)' 을 신청해야 합니다.
북한을 취재하는 직업 언론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관계자
절박한 인도적 사유가 있는 경우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승인되면 보통 1년 안에 왕복 1회를 쓸 수 있는 단수 승인이 나오고, 기존에 다녀온 이력이 있으면 2년 복수 승인이 나오기도 합니다. 다만 미국이 승인해도 북한이 비자를 줄지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한국 여권이시면 절차가 다릅니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 영주권자이거나 한국 국적이시면 적용되는 법이 다릅니다. 한국의 남북교류협력법이 적용됩니다.
남한 주민이 북한을 방문하려면 통일부의 방문승인을 받고 북한방문증명서를 발급받아 소지해야 합니다.
재외국민(외국 영주권 취득자, 외국 법인 근무자 등)이 외국에서 북한을 왕래할 때는 통일부 장관 또는 재외공관장에게 신고하는 절차입니다. 근거는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 8항입니다.
신청은 방북 7일 전까지 온라인으로 하고, 방북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다녀오신 뒤에는 보통 10일 이내에 결과보고서를 내야 합니다.
헷갈리기 쉬운 세 가지만 짚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조치는 단순한 여행경보가 아닙니다. "가지 마세요" 권고가 아니라 여권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겁니다. 둘째, 들어가는 것뿐 아니라 '경유' 도 포함됩니다. 셋째, 여권을 두 개 가지고 계신 분이 다른 여권으로 우회하는 문제는 법률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 여기서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변호사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미국 규정은 국무부 travel.state.gov, 한국 절차는 통일부 남북교류협력시스템(tongtong.go.kr)에 안내가 나와 있습니다.
이제 원래 목록 10곳입니다
같은 '못 가는 곳' 이라도 성격이 갈립니다. 돈과 절차로 해결되는 곳이 있고, 아예 안 되는 곳이 있습니다. 이 구분부터 하고 보시면 정리가 됩니다.
돈과 절차로 되는 곳
부탄 — 이 나라는 관광객 수를 돈으로 조절합니다. 지속가능개발부담금(SDF)이라는 걸 1인 1박당 내야 합니다.
SDF 1인 1박 $100 — 이 금액은 2027년 8월 31일까지 유지됩니다
6세 미만 무료, 6~11세는 반값 $50, 12세부터 전액
비자 1회 $40 (SDF와 별도)
두 명이 5박이면 SDF만 $1,000에 비자 $80
여기서 기사 내용과 지금 규정이 다릅니다. 기사에는 "사전 예약한 패키지 투어가 의무" 라고 나오는데, 부탄은 규정을 바꿔서 지금은 자유여행이 됩니다. 다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허가받은 가이드가 필요하고, SDF는 그대로 냅니다. 오래된 정보로 포기하셨던 분들은 다시 보실 만합니다.
아토스산 (그리스) — 정교회 수도원들이 모여 있는 반도입니다. 여기는 천 년 넘게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바톤' 이라는 규율인데, 고양이를 빼면 암컷 동물도 들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입산 허가증을 '디아모니티리온' 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120장만 나오고, 그중 비정교회 신자 몫은 10장뿐입니다
비용은 정교회 신자 €25, 비정교회 €30, 학생 €10
남성 18세 이상. 미성년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특별 허가로만
4~10월 성수기는 3~6개월 전에 신청하셔야 합니다
최대 3박. 우라노폴리에서 허가증을 받고 배를 타고 다프니 항으로 들어갑니다
투르크메니스탄 — 자유여행이 안 됩니다. 현지 허가 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LOI)이 있어야 비자 신청이 가능하고, 입국한 뒤에도 등록된 기사와 공식 가이드가 붙습니다.
이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게 다르바자 가스 분화구입니다. '지옥의 문' 이라고 불리는데, 1970년대에 가스전이 무너지면서 생긴 구덩이에 불을 붙였더니 지금까지 타고 있습니다. 수도 아시가바트는 도시 전체가 흰 대리석 건물이라 또 다른 의미로 볼 만합니다.
뉴질랜드 아남극 제도 — 날씨 때문에 11월부터 3월까지만 접근할 수 있고, 인원이 제한된 허가 투어로만 갑니다. 자연보호구역입니다.
남극 내륙 — 이건 돈은 되는데 다른 게 안 됩니다. 전세기와 특수 장비, 극한 추위 생존 훈련이 필요하고, 날씨가 나쁘면 비행 자체가 위험합니다. 해안 크루즈로 가는 남극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돈으로 안 되는 곳
아레아 51 (네바다) — 미 공군 허가자만 들어갑니다. 민간인은 울타리 밖까지가 전부입니다. 라스베가스에서 북쪽으로 약 150마일 올라가면 '무단출입 금지' 표지판이 서 있는 지점이 나옵니다. 거기까지입니다.
메카 (사우디아라비아) — 무슬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성지순례를 하려면 별도의 하지 비자가 필요하고 신앙 확인 절차를 거칩니다.
케이마다 그란지 — '뱀섬' (브라질) — 상파울루 앞바다에서 33km 떨어진 43헥타르짜리 작은 섬입니다. 여기 사는 골든랜스헤드라는 독사는 세상에서 이 섬에만 삽니다.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육지에서 끊긴 뒤 그대로 갇힌 겁니다.
여기서 숫자를 하나 바로잡겠습니다. 한국어로 검색하면 "뱀이 43만 마리" 라는 말이 계속 나오는데, 실제 조사로는 2,000~4,000마리 수준입니다. 먹이가 부족해서 개체 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심각한 멸종위기종입니다.
1909년에 등대를 세우면서 사람이 살았는데, 1920년대에 등대가 자동화되면서 마지막 주민이 떠났습니다. 지금은 브라질 해군과 정부(ICMBio) 허가를 받은 연구자만 들어갑니다. 사람을 막는 이유가 뱀으로부터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밀렵으로부터 뱀을 지키는 목적도 있습니다.
나우루 — 이건 막는 게 아니라 갈 방법이 거의 없는 쪽입니다. 원문에 따르면 1년에 방문객이 200명쯤이라고 합니다. 항공 노선도 비자도 숙소도 거의 없습니다.
부르칸 칼둔 (몽골) — 몽골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입니다. 칭기즈칸이 여기 묻혀 있다는 이야기가 오래 전해집니다. 오랫동안 접근이 통제됐고, 지금도 특별 허가와 가이드가 필요하며 현지 관습을 엄격히 지켜야 합니다.
정리하면
이 목록에서 실제로 갈 수 있는 곳은 부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토스산(남성), 뉴질랜드 아남극 네 곳입니다. 나머지는 돈으로 안 됩니다.
그리고 이 기사에는 없지만 우리한테는 가장 무거운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미국 여권을 가지고 계시면 북한은 법으로 막혀 있고, 2027년 8월 31일까지 그렇습니다. 이건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알고 계셔야 할 규정이라 앞에 놨습니다.
목록 아이디어는 Wandertrivia 「10 destinations that are nearly impossible to visit」에서 가져왔고, 숫자와 절차는 각 기관 자료로 다시 확인해 새로 썼습니다. 출처 — 미 국무부 여권 제한 조치(2026년 7월 갱신 보도), 통일부 남북교류협력시스템, 부탄 SDF 안내, 아토스산 디아모니티리온 안내, 위키백과(케이마다 그란지). 규정과 요금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반드시 공식 기관에서 확인하세요. 북한 관련 사항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진 — Wikimedia Commons 자유 이용 라이선스. 부탄 파로 탁창: Gerd Eichmann(CC BY-SA 4.0) · 판문점: Travis Wise(CC BY 2.0) · 시모노페트라 수도원: Angelos @ Ottawa(PD) · 다르바자: Tormod Sandtorv(CC BY-SA 2.0) · 아시가바트: Bjørn Christian Tørrissen(CC BY-SA 4.0) · 아레아 51 표지판: X51(CC BY-SA 3.0) · 나우루: 미 에너지부(PD) · 골든랜스헤드: Otavio A Marques(CC BY 4.0) · 메카: Shahin Olakara(CC BY 2.0). 카드 이미지는 교포유니온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