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일반2026. 8. 28. 오후 6:26:16조회 0
세계에서 실내에 있는 트롤은 이것 하나 — 솔뱅에 갇힌 루루
덴마크 작가 토마스 담보는 전 세계에 거대한 나무 트롤을 100개 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버려진 나무로만 만들고, 대부분 숲이나 공원 같은 야외에 세워 둡니다. 찾아가서 발견하는 재미로 유명한 작업입니다.
그런데 딱 하나, 실내에 있는 트롤이 있습니다. 그것도 캘리포니아 안에 있습니다.
루루 하이겔리크
이름은 루루 하이겔리크(Lulu Hyggelig)입니다. 덴마크어 휘게(hygge)에서 온 이름입니다. 아늑하고 편안한 상태를 뜻하는 그 단어입니다.
붙어 있는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루루는 덴마크 페이스트리 냄새에 이끌려 솔뱅까지 왔습니다. 마을 빵집에서 자꾸 훔쳐 먹다가 몸이 너무 커져서, 결국 문으로 나갈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탑 안에 갇힌 자세로 서 있습니다. 손가락이 천장에 닿아 있습니다. 방보다 커져 버린 몸이 그대로 보이는 배치입니다. 바닥에는 마을 사람들이 만든 페이스트리 조형물이 놓여 있습니다.
재료는 담보 작업이 늘 그렇듯 버려진 것들입니다. 다 쓴 와인통, 운송용 팔레트, 그리고 주민들이 가져다 준 마당 나뭇가지.
어디에, 얼마에
캘리포니아 자연미술관(California Nature Art Museum)의 타워 갤러리에 있습니다. 주소는 1511-B Mission Drive, Solvang입니다.
성인 5달러, 17세 이하 무료. 현역 군인은 신분증을 보이면 무료입니다
월요일 · 목요일 · 금요일 오전 11시 ~ 오후 4시
토요일 · 일요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휴관 — 독립기념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 첫날
문의 805-688-1082
그런데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이 빠져 있습니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문을 닫습니다.
주말은 사람 많을 테니 평일에 가야지, 하고 화요일로 잡았다가 닫힌 문 앞에 서게 되는 경우가 이것입니다. 다섯 시간 운전해서 갔다가 그러면 하루가 날아갑니다. 가시려면 월요일이나 목·금, 아니면 그냥 주말입니다.
그리고 급할 것은 없습니다. 이 전시는 2035년 1월 31일까지입니다. 2025년 2월에 시작한 10년짜리 상설 전시이고, 캘리포니아에 있는 담보의 첫 상설 작품입니다.
참고로 미국 기사 몇 군데에 입장료가 성인 7달러, 12세 이하 무료라고 적혀 있는데 미술관 공식 안내와 다릅니다. 공식 안내는 성인 5달러, 17세 이하 무료입니다. 중학생 자녀가 있으면 이 차이가 큽니다.
솔뱅이라는 마을
1911년에 덴마크 이민자 세 사람이 세운 마을입니다. 백 년이 넘도록 덴마크 색을 지켰습니다. 목조 골조를 드러낸 건물, 풍차, 거리에 걸린 덴마크 국기. 캘리포니아 한복판인데 유럽 소도시처럼 보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관광용으로 꾸민 동네 같은데, 빵집은 진짜입니다.
올센스 데니시 빌리지 베이커리 (Olsen's Danish Village Bakery)
브뢰드 & 카게 (Brød & Kage Bakery)
모텐센스 데니시 베이커리 (Mortensen's Danish Bakery)
루루가 훔쳐 먹었다는 그 페이스트리가 이 집들 것입니다.
그리고 애블레스키버(æbleskiver)를 드셔 보세요. 사진의 저 동그란 것입니다. 덴마크식 구형 팬케이크인데, 움푹 팬 전용 팬에 반죽을 붓고 꼬챙이로 돌려 가며 굽습니다. 위에 슈거파우더를 뿌리고 라즈베리 잼을 곁들여 먹습니다. 붕어빵과 호떡 사이 어디쯤 되는 맛인데, 한국 분들 입에 잘 맞습니다.
3주 뒤에 축제가 있습니다
마침 때가 좋습니다. 솔뱅 데니시 데이즈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립니다. 1936년부터 이어 온 마을 축제입니다.
애블레스키버 아침식사 — 토·일 오전 8시 30분부터 12시까지. 12달러, 소시지를 추가하면 15달러
퍼레이드 — 토요일 오후 2시 30분. 무료
횃불 퍼레이드 — 금요일 저녁 7시 30분. 무료
도끼 던지기 — 10회 10달러. 아이들 코너는 무료
바이킹 맥주·와인 가든, 무료 공연, 고스트 투어(티켓 필요)
대부분이 무료입니다. 아침식사와 고스트 투어만 미리 예매해 두시면 됩니다.
베이지역에서 어떻게
101번 한 길로 내려갑니다. 차로 네 시간에서 다섯 시간. 당일치기는 무리이고 1박이 맞습니다.
솔뱅만 보고 오기에는 아까운 거리라 이렇게 묶으시면 좋습니다.
산타바바라 — 45분 거리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하루 붙이면 딱 맞습니다
산타이네즈 밸리 와이너리 — 솔뱅이 이 계곡 안에 있습니다. 사진의 그 풍경이 마을 바로 옆입니다
덴마크 데이즈 주말에 가시면 숙소가 빨리 찹니다. 가실 거면 지금 잡으세요
아이들 데리고 가기에 특히 좋습니다. 미술관이 17세까지 무료이고, 트롤은 설명이 필요 없는 볼거리입니다. 마을 자체가 걸어서 다 도는 크기라 주차를 한 번만 하면 됩니다.
다녀오신 분 계시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특히 축제 주말에 주차가 어땠는지, 어느 빵집이 제일 나았는지 같은 건 다녀온 사람만 압니다.
전시 기간, 운영 시간, 입장료, 축제 일정은 2026년 8월에 캘리포니아 자연미술관과 솔뱅 데니시 데이즈 공식 안내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에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진 출처 · 솔뱅 거리 Howard Cheng (CC BY-SA 3.0) · 덴마크 국기 Spencer Cross (CC BY-SA 2.0) · 애블레스키버 Electric Pear (CC BY-SA 4.0) · 산타이네즈 밸리 Jester7777 (퍼블릭 도메인) — 위키미디어 커먼즈. 대표 이미지와 정리 카드는 교포유니온 제작. 루루 사진은 저작권 문제로 싣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