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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일반2026. 8. 28. 오후 6:38:49조회 0

나파만 가지 마세요 — 파소 로블스, 그리고 그리스 섬처럼 생긴 와이너리

캘리포니아에서 와인 하면 다들 나파를 갑니다. 가까우니까요. 그런데 가 보면 시음실마다 줄이 있고, 예약이 안 잡히고, 값이 만만치 않습니다. 같은 캘리포니아 안에 와이너리가 200곳 넘게 있는데 사람은 훨씬 적은 동네가 있습니다. 파소 로블스입니다. 파소 로블스가 어떤 곳인가 1983년 10월에 AVA(정식 와인 산지)로 지정됐습니다 와이너리가 200곳이 넘습니다 포도밭이 4만 에이커. 산지 전체 면적은 61만 4천 에이커입니다 2014년에 하위 AVA 11개가 한꺼번에 승인됐습니다. 같은 파소 안에서도 지역마다 맛이 다르다는 걸 정부가 인정한 것입니다 재배 품종이 40종이 넘습니다. 진판델과 카베르네 소비뇽이 축이고, 시라·비오니에·루산 같은 론 계열이 강합니다 이름은 스페인어로 떡갈나무 고개라는 뜻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 나무들이 그 떡갈나무입니다. 포도밭 한가운데 커다란 참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는 풍경이 이 동네 얼굴입니다. 나파와 뭐가 다른가 솔직히 말하면 더 멉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나파는 한 시간 반, 파소는 101번으로 세 시간 반입니다. 그런데 그게 바로 이 동네의 장점입니다. 당일치기가 안 되는 거리라서 사람이 덜 옵니다. 시음실에 줄이 없고, 따라 주는 사람이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합니다. 나파에서 잃어버린 게 그것입니다. 그리고 서쪽 아델라이다 지구에 좋은 곳들이 몰려 있어서 이동이 짧습니다. 차로 십 분 안쪽으로 세 곳을 돌 수 있습니다. 1. 시레나 리조트 & 와이너리 — 그리스 섬처럼 생겼습니다 파소에서 사진으로 제일 많이 도는 곳입니다. 흰 벽에 푸른 지붕, 언덕 위에 층층이 올라앉은 건물들. 산토리니 사진인가 싶은데 캘리포니아입니다. 지역 관광청 소개에도 그리스 지중해 섬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델라이다 지구의 절벽 위에 있어서 포도밭이 발밑으로 내려다보입니다. 주소 3775 Adelaida Road, Paso Robles, CA 93446 운영 오전 10시 ~ 오후 5시 · 805-635-5260 시음 — 믹스 1인 40달러, 올 레드 1인 45달러. 병 단위 시음은 49~69달러 1회 1명부터 15명까지 예약을 받습니다 숙소가 함께 있습니다. 마시고 그 자리에서 자는 구조라, 운전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여기를 하루의 첫 곳으로 잡으시면 됩니다. 오전 빛에 흰 벽이 제일 예쁘고, 사람도 적습니다. 2. 타블라스 크릭 — 포도나무 하나 심는 데 4년 시레나와 같은 길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1990년에 프랑스 페랭 가문과 미국인 와인 수입상 로버트 하스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페랭 가문은 프랑스 남부 론의 샤토 드 보카스텔을 20세기 초부터 소유해 온 집안입니다. 샤토뇌프 뒤 파프에서 손꼽히는 곳입니다. 이 사람들이 1989년에 고른 땅이 알팔파 농장이었습니다. 그것도 백악기 후기 해저 지층 위에 있는 밭이었습니다. 수천만 년 전 바다 밑이었던 석회질 땅입니다. 론 품종에 맞는 땅을 찾아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재미있는 대목입니다. 이 사람들은 캘리포니아에 없던 품종을 심고 싶었습니다. 쿠누아즈, 그르나슈 블랑 같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보카스텔 포도밭에서 나뭇가지를 잘라 미국으로 들여왔습니다. 그런데 외국 식물은 그냥 못 들어옵니다. 1990년부터 미국 농무부 검역이 시작됐고, 실제로 프랑스 클론을 밭에 심기 시작한 것은 1994년입니다. 포도나무 하나 심으려고 4년을 기다린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열매가 열려 와인이 되기까지 또 몇 년입니다. 지금 이 밭은 120에이커 중 100에이커가 포도밭이고, 한 해 1만 6천 상자쯤 만듭니다. 2003년에 유기농 인증을 받았고, 2020년에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리제너러티브 오가닉 인증을 받았습니다. 땅을 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되살리면서 농사짓는다는 인증입니다. 시음을 하면서 이 이야기를 알고 마시는 것과 모르고 마시는 것은 다릅니다. 3. 센소리오 — 해 지고 나서 낮에 와이너리를 돌았으면 저녁은 여기입니다. 언덕 전체를 유리구슬 조명으로 덮은 야외 설치 작품입니다. 해가 지면 수만 개가 색을 바꿔 가며 켜집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합니다 일반 입장 — 성인 65달러부터, 어린이 30달러부터 (수수료 별도) 테라스 입장 — 성인 110달러, 어린이 85달러부터 티켓은 TIXR에서만 삽니다. 다른 데서 산 표는 입장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문의 805-226-4287 솔직히 싸지 않습니다. 네 식구면 입장료만 200달러 가까이 나옵니다. 그래도 파소까지 한 번 가는 김에 밤까지 채우실 생각이면 이만한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4. 다운타운 시티 파크 마을 한복판에 잔디 광장이 있고 사방이 상점과 식당입니다. 주차를 한 번만 하면 걸어서 다 돕니다. 와이너리 사이에 점심을 먹거나, 저녁에 센소리오 가기 전에 시간이 뜰 때 오시면 됩니다. 실전 요령 시음은 대부분 예약제입니다. 나파보다 여유는 있지만 주말은 미리 잡으셔야 합니다. 대개 홈페이지에서 바로 됩니다 운전자 한 명은 안 마시기로 정하고 출발하세요. 하루에 세 곳이면 잔이 열 개가 넘습니다. 뱉는 통이 있으니 맛만 보고 뱉어도 실례가 아닙니다 병을 사면 시음비를 빼 주는 곳이 있습니다. 계산할 때 물어보세요. 안 물어보면 그냥 다 받습니다 수확철은 9월에서 10월입니다. 밭에 사람이 들어가 있고 압착기가 돌아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대신 그때가 가장 붐빕니다 여름 낮은 덥습니다. 내륙이라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날이 있습니다. 대신 밤에는 뚝 떨어집니다. 겉옷을 챙기세요 베이지역에서 어떻게 101번 한 길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세 시간 반, 산호세에서 세 시간쯤 걸립니다. 당일치기는 권하지 않습니다. 술을 마시는 여행이라 더 그렇습니다. 1박 하시면 이런 그림이 됩니다. 첫날 — 오전에 출발, 점심쯤 도착. 와이너리 두세 곳, 저녁에 센소리오 둘째 날 — 다운타운에서 아침, 한 곳 더 들르고 출발 그리고 솔뱅과 산타바바라가 같은 101번 남쪽에 있습니다. 파소에서 솔뱅까지 한 시간 반입니다. 사흘을 낼 수 있으면 파소 → 솔뱅 → 산타바바라로 내려가면서 한 바퀴 도는 코스가 됩니다. 가 보신 분 계시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어느 와이너리가 좋았는지, 어디서 묵으셨는지 적어 주시면 다음 사람이 덜 헤맵니다. 주소, 운영 시간, 시음 요금은 2026년 8월에 각 업체 공식 예약 페이지와 파소 로블스 지역 관광 안내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요금과 운영은 수시로 바뀌니 방문 전에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진 출처 · 포도밭 a200/a77Wells (CC BY 2.0) · 포도 Missvain (CC BY 4.0) · 시티 파크 Missvain (CC BY 4.0) · 다운타운 Tom Ipri (CC BY-SA 2.0) · 오크통 Anachronist (퍼블릭 도메인) — 위키미디어 커먼즈. 대표 이미지와 코스 카드는 교포유니온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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