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일반2026. 9. 12. 오후 8:54:17조회 0
스코틀랜드 대신 멘도시노 — 그런데 이 마을은 메인주처럼 생겼습니다
미국 여행 매체 OnlyInYourState가 「세인트앤드루스 대신, 이 캘리포니아 마을로 다음 여행을 가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멘도시노(Mendocino)입니다.
근거로 든 건 이렇습니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 오래된 건물, 걸어서 다 도는 downtown, 느긋한 분위기. "국제선을 타지 않고도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거의 다 누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교에는 제일 중요한 게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마을에 가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 하나가 기사에 아예 안 나옵니다.
1. 세인트앤드루스 하면 골프입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는 골프의 고향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올드 코스가 거기 있습니다. 그 이름을 듣고 여행을 떠올리는 사람 상당수는 골프를 생각합니다.
기사는 이 대목을 "해안 골프장들(coastal golf courses)"이라고 뭉뚱그렸습니다. 복수로 적었습니다.
확인해 보면 이렇습니다. 멘도시노 바로 남쪽 리틀리버에 리틀리버인 골프장(Little River Inn Golf & Tennis)이 있습니다.
규모9홀
개장1957년
계기주인 올레 허빌라가 TV에서 아널드 파머 경기를 보고 만들었습니다
위치7901 N. Highway One, Little River
외부인준회원제지만 일반 예약을 받습니다
요금9홀 30달러 · 18홀(두 바퀴) 45달러
동네 사람들이 아끼는 좋은 코스입니다. 다만 세인트앤드루스를 떠올리고 골프 여행으로 가면 맞지 않습니다. 멘도시노는 골프 치러 가는 곳이 아니라 걷고 쉬러 가는 곳입니다. 그렇게 알고 가시면 실망할 일이 없습니다.
2. 스코틀랜드가 아니라 뉴잉글랜드처럼 생겼습니다
멘도시노는 1852년 벌목 마을로 시작했습니다. 멘도시노 목재회사가 들어오면서 생긴 동네고, 처음 이름은 메익스빌(Meiggsville)이었습니다.
누가 정착했느냐. 뉴잉글랜드 사람들이었습니다. 아조레스에서 온 포르투갈 어부들과 광둥에서 온 중국인들도 함께였습니다.
그래서 이 마을은 미국 동북부 마을처럼 생겼습니다. 1868년에 지은 멘도시노 장로교회는 고딕 리바이벌 양식입니다. 흰 판자벽에 뾰족한 첨탑. 스코틀랜드 석조 건물과는 다른 계열입니다.
이걸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방송입니다. 「제시카의 추리극장(Murder, She Wrote)」이 이 마을을 메인주 캐벗코브로 썼습니다. 전체 264편 중 아홉 편을 여기서 찍었고, 마을 외경은 시리즈 내내 썼습니다. 영화 「에덴의 동쪽」과 「썸머 오브 42」도 여기서 찍었습니다.
드라마 제작진은 메인주를 찍으려고 캘리포니아에 왔습니다. 스코틀랜드가 아니라요.
마을 대부분이 1971년 국가사적지에 올랐습니다. 「멘도시노 앤드 헤드랜즈 역사지구」입니다. 주민은 932명(2020년 인구조사), 중위연령 61.2세입니다. 아주 작고 아주 조용한 동네라는 뜻입니다.
3. 기사에 없는 것 — 이 마을은 물이 모자랍니다
이게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입니다.
멘도시노에는 상수도가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그 수도관이 마을에 깔려 있지 않습니다. 멘도시노 시 커뮤니티 서비스 지구가 지하수를 관리합니다.
마을에 있는 그 나무 물탱크들이 장식이 아닙니다. 집집마다 물을 받아 두려고 만든 진짜 설비였고, 지금도 마을 상징처럼 서 있습니다.
우물 수약 400개
상태공식 조사에 "오래됐고, 얕고, 손으로 판 것도 많다"고 적혀 있습니다
마르는 때여름과 가을에 마르는 우물이 흔합니다
쓰는 사람주민 약 855명 + 상점 + 주립공원 + 학교 + 하루 관광객 약 2,500명
가뭄 때물을 트럭으로 실어 왔습니다. 갤런당 20~45센트
2024년 조사 보고서는 이 마을에 "지속 가능한 물 공급원이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수십 년째인 문제입니다.
그러면 손님은 뭘 해야 하나.
샤워를 짧게. 숙소 욕실에 안내문이 붙어 있으면 그대로 따르세요
식당에서 물을 먼저 갖다 달라고 하지 않기. 요청하면 주지만, 안 마실 물을 받아 두면 그대로 버려집니다
여름·가을에 가시면 숙소에 물 관련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약할 때 한 줄 물어보시면 됩니다
주민 932명 마을에 하루 2,500명이 들어옵니다. 손님이 조금만 신경 쓰면 티가 나는 규모입니다.
4. 언제 가나
기사가 봄과 가을을 권했는데, 이건 맞는 얘기입니다.
여름에는 안개가 잦습니다. 북가주 해안은 여름에 오히려 뿌옇고 춥습니다. 9~10월이 하늘이 열리는 철입니다. 다만 가을은 우물이 마르는 철이기도 하니 물은 아껴 쓰셔야 합니다.
일정은 최소 1박 2일로 잡으세요. 왕복 운전만 일고여덟 시간이라 당일치기는 남는 게 없습니다.
5. 볼 것
멘도시노 헤드랜즈 주립공원
마을을 삼면으로 감싸고 있습니다. 절벽 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바다에 솟은 바위기둥과 숨은 작은 만이 보입니다. 이 마을에서 제일 잘한 결정이 여기를 공원으로 남긴 것입니다. 마을 바로 옆이 전부 공유지입니다.
멘도시노 아트센터
갤러리와 공방이 모여 있습니다. 동네 자체가 예술가들이 많이 들어와 산 곳입니다.
포인트 카브리요 등대
마을에서 북쪽으로 조금. 등대와 부속 건물이 함께 남아 있습니다.
포인트 아레나 등대
남쪽으로 한참 내려가야 합니다. 하이웨이 1을 타고 내려가는 길 자체가 볼거리입니다.
그 밖에 카약, 고래 관찰 배편이 철에 따라 있습니다.
6. 가는 길
거리샌프란시스코에서 약 155마일
시간3시간 반은 잡으세요. 길이 굽어서 지도 시간보다 걸립니다
경로101번으로 올라가다 128번으로 빠져 하이웨이 1로 붙는 길이 무난합니다
해안도로하이웨이 1 전 구간으로 가면 훨씬 오래 걸리고 굽이가 심합니다
멀미128번 마지막 구간과 하이웨이 1은 멀미하는 분이 많습니다. 약 챙기세요
휴대폰안 터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지도를 미리 내려받아 두세요
주유들어가기 전에 채우세요. 해안에는 주유소가 드물고 비쌉니다
정리
골프 여행으로 가는 곳이 아닙니다. 가까운 골프장은 9홀짜리 하나입니다
스코틀랜드가 아니라 메인주처럼 생겼습니다. 뉴잉글랜드 사람들이 만든 마을입니다
물이 모자란 마을입니다. 상수도가 없습니다. 아껴 쓰는 게 예의입니다
9~10월이 좋습니다. 여름은 안개입니다
최소 1박 2일. 편도 3시간 반, 굽은 길, 휴대폰 안 터지는 구간
세인트앤드루스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다른 종류의 장소입니다. 다만 절벽 위를 걷고 저녁에 안개가 들어오는 걸 보는 여행이라면, 국제선 없이 세 시간 반이면 됩니다. 그게 이 기사의 진짜 값어치입니다.
출처
OnlyInYourState 「Instead of St. Andrews, This California Town Is Where You Should Take Your Next Trip」(2026년 6월 8일) · 리틀리버인 공식 골프 안내 · 위키백과 멘도시노 항목 · The Mendocino Voice — 멘도시노 물 부족 공청회 보도(2024년 11월) · 멘도시노 시 커뮤니티 서비스 지구 자료
사진
위키미디어 공용의 자유 이용 라이선스 사진을 씁니다.
· 헤드랜즈에서 본 마을 (David McSpadden, CC BY 2.0)
· 메인 스트리트 (Krzysztof Ziarnek, CC BY-SA 4.0)
· 장로교회 (timeyres, CC BY-SA 2.0)
· 물탱크 (Stephen Colebourne, CC BY 2.0 / Noah Loverbear, CC BY-SA 3.0)
· 역사지구 (alans1948, CC BY 2.0)
· 포인트 카브리요 등대 (Jef Poskanzer, CC BY 2.0)
· 포인트 아레나 등대 (Frank Schulenburg,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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