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n일반2026. 8. 7. 오후 4:18:21조회 2
나무 터널 속을 걸어보셨나요 — 포인트 레이즈 + 스누피 박물관 당일치기 코스
베이 지역에 20년 넘게 살면서도 안 가본 곳이 아직 있더군요.
사이프러스 트리 터널(Cypress Tree Tunnel) 이라는 곳입니다. 100년 가까이 된 몬터레이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양쪽에서 자라 올라와 하늘을 덮어버린, 말 그대로 나무로 만들어진 터널이에요. 길이가 한참 되는데 그 안에 들어서면 소리가 달라집니다.
차로 두 시간 반쯤 걸립니다. 멀죠. 그런데 가는 김에 산타로사 스누피 박물관까지 묶으면 하루가 아주 알차게 채워집니다. 오늘은 그 코스 전체를 정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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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사이프러스 트리 터널
주소: 17400 Sir Francis Drake Blvd, Inverness, CA 94937
입장료: 없습니다. 포인트 레이즈 국립해안 자체가 입장료가 없는 국립공원 구역이에요.
▸ 여기가 왜 이렇게 생겼냐면
이 나무들은 1930년경에 심어졌습니다. 그냥 예쁘라고 심은 게 아니라, RCA 무선 수신소로 들어가는 진입로로 만든 가로수예요.
터널 끝에 아르데코 양식의 하얀 건물이 보이는데, 그게 KPH 해안 무선국입니다. 1929년에 지어져서, 태평양을 오가는 배들과 모스 부호로 교신하던 곳이에요. 위성통신이 나오기 전까지 이 건물이 태평양의 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터널은 "바다로 보내는 전파의 문" 이었던 셈입니다. 알고 보면 사진이 좀 다르게 보여요.
▸ 🕐 언제 가야 좋은가
이른 아침을 강력 추천합니다. 이유가 셋입니다.
사람이 없습니다. 낮에는 사진 찍는 사람들 줄 서요.
안개가 남아 있으면 나무 사이로 빛줄기가 들어옵니다. 그게 이 장소의 진짜 얼굴이에요.
오후엔 역광이라 사진이 잘 안 나옵니다.
▸ 🅿️ 주차 — 이거 꼭 알고 가세요
전용 주차장이 없습니다. 국립공원 안내에 따르면 Sir Francis Drake Blvd 갓길에 평행주차하고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여기가 관광지가 아니라 국립공원 북부 운영센터로 들어가는 실제 진입로예요. 공원 직원 차량이 다닙니다. 터널 안에 차 세워놓고 사진 찍으면 안 됩니다.
▶ 🎁 보너스: 대부분의 토요일 낮 12시~4시에 해양무선역사학회(MRHS) 회원분들이 KPH 무선국 내부를 무료로 안내해 줍니다. 1929년 장비가 아직 살아서 돌아갑니다. 토요일에 가시면 꼭 들어가 보세요. (415-990-7090)
화장실은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이 Estero Trailhead나 North Beach예요. 미리 해결하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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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포인트 레이즈에서 같이 볼 것들
터널만 보고 오기엔 아까운 동네입니다. 시간 되는 만큼 골라 담으세요.
▸ 등대 (Point Reyes Lighthouse)
1870년에 세운 등대입니다. 미국 서해안에서 가장 바람이 세고 안개가 짙은 곳 중 하나예요.
⚠️ 각오하셔야 할 것: 계단 313개입니다. 25층 건물 높이예요. 주차장에서 방문자센터까지 0.45마일 걷고, 거기서 계단을 내려갑니다. 내려갈 땐 10분, 올라올 땐 20분 걸려요. 무릎 안 좋으시면 위에서 보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바람이 시속 40마일 넘으면 계단을 닫습니다. 헛걸음 안 하시려면 출발 전 nps.gov/pore 에서 확인하세요.
▸ 툴리 엘크 (Tule Elk Reserve)
캘리포니아 토종 사슴입니다. 한때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되살아났어요. Pierce Point Road 끝까지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가을(9~10월)이 짝짓기철이라 수컷들 뿔 부딪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 드레익스 비치 (Drakes Beach)
하얀 절벽이 병풍처럼 서 있는 해변입니다. 겨울(12~3월)엔 코끼리물범이 새끼를 낳으러 올라옵니다.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 인버네스 난파선 (SS Point Reyes)
사진으로 유명한 그 좌초된 배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대는 낮추세요. 2016년 화재에 2024년 폭풍까지 겹치면서 선체가 반쯤 무너졌습니다. 예전 사진 같은 모습은 이제 없어요. 지나가는 길이면 잠깐, 일부러 찾아가실 정돈 아닙니다. 배에 올라가는 건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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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점심 — 굴 드셔야죠
이 동네가 토말레스 베이(Tomales Bay) 굴로 유명합니다. 만이 잔잔하고 차가워서 굴 양식에 최적이에요.
▸ Hog Island Oyster — Boat Oyster Bar
20215 Shoreline Hwy, Marshall
금~월 오전 11시~오후 4시 — 테이블 서비스, 예약 권장
목요일 11시~4시 — 직접 까먹는 코너, 예약 없이 워크인만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 — 매장에서 굴 사가기 가능
바닷가 야외 테이블에서 먹습니다. 날 좋으면 여기가 하이라이트예요.
(415-663-9218)
▸ Tony's Seafood
18863 Shoreline Hwy, Marshall — 실내에서 먹고 싶으시면 여기. 예약 받습니다.
▶ ⚠️ 카우걸 크리머리(Cowgirl Creamery) 찾아가지 마세요. 포인트 레이즈 스테이션의 그 유명한 치즈 가게는 2022년에 문을 닫았습니다. 오래된 블로그 보고 갔다가 허탕치는 분들 많아요.
포인트 레이즈 스테이션 동네에 카페와 빵집이 몇 군데 있으니 간단히 드실 거면 거기서 해결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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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돌아오는 길에 — 산타로사 스누피 박물관
Charles M. Schulz Museum
2301 Hardies Lane, Santa Rosa, CA 95403 · (707) 579-4452
「피너츠」를 그린 찰스 슐츠가 실제로 산타로사에 살면서 30년 넘게 작업했습니다. 그래서 이 박물관이 여기 있는 거예요.
▸ 운영 정보
어른
· 월·수·목·금 11am–5pm / 토·일 10am–5pm: $15
시니어 (62세 이상)
· 월·수·목·금 11am–5pm / 토·일 10am–5pm: $10
학생 · 4~18세
· 월·수·목·금 11am–5pm / 토·일 10am–5pm: $7
3세 이하
· 월·수·목·금 11am–5pm / 토·일 10am–5pm: 무료
▶ 💳 온라인 예매가 안 됩니다. 현장에서만 표를 팝니다. 그래서 오히려 예약 걱정 없이 그냥 가시면 돼요.
▸ 볼거리
3,500장 넘는 원화를 소장하고 있고 계속 바꿔 겁니다
슐츠의 실제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놨습니다
벽 하나가 통째로 찰리 브라운 티셔츠 무늬 타일 벽화입니다. 3,588장의 만화 타일로 만들었어요
일본 작가가 만든 나무 조각 스누피
만화 좋아하는 분이 아니어도 재미있습니다. 한 사람이 50년 동안 거의 하루도 안 빼놓고 만화를 그린 기록이 눈앞에 있는 거예요. 슐츠는 1950년부터 2000년까지 17,897편을 전부 혼자 그렸습니다. 어시스턴트를 한 명도 안 썼어요.
▸ 🍫 길 건너 — Snoopy's Home Ice
1667 W Steele Ln
슐츠가 직접 지은 아이스링크입니다. 안에 Warm Puppy Café가 있는데, 슐츠가 매일 아침 여기 같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셨어요. 그 테이블이 지금도 그대로 있습니다. 링크에서 스케이트 타는 걸 유리창 너머로 보면서 코코아 한 잔 하기 좋습니다. 들어가는 건 무료예요.
옆에 스누피 기념품점(Snoopy's Gallery & Gift Shop) 도 있습니다. 손녀 있으신 분들 여기서 지갑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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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 짜는 법 — 이렇게 도세요
산호세에서 출발하신다면 한 바퀴 도는 게 왔던 길 되돌아가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산호세 (아침 7시 출발)
↓ 약 2시간 30분
사이프러스 트리 터널 (9:30–10:30)
↓ 20분
포인트 레이즈 등대 / 툴리 엘크 (11:00–13:00)
↓ 40분
호그아일랜드 굴 점심 (13:30–15:00)
↓ 약 1시간
산타로사 스누피 박물관 (16:00–17:00 폐관)
↓ 약 2시간 (101번 남쪽)
집
핵심은 산타로사를 가는 길이 아니라 돌아오는 길에 넣는 겁니다. 그러면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그대로 남쪽으로 내려오면 되거든요. 반대로 하면 같은 길을 두 번 타게 됩니다.
박물관이 5시에 닫는다는 것만 계산에 넣으세요. 굴 먹다가 늦으면 놓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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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시기 전에 — 이건 꼭 챙기세요
📵 셀폰이 안 터집니다.
포인트 레이즈 안쪽은 신호가 거의 없어요. 출발 전에 구글맵 오프라인 지도를 다운받아 놓으세요. 이거 안 하고 갔다가 길 잃는 분들 많습니다.
⛽ 기름 가득 채우고 들어가세요.
공원 안에 주유소가 없습니다. Point Reyes Station이나 Olema에서 마지막으로 넣으세요.
🧥 옷은 무조건 겹쳐 입으세요.
샌호세가 80도여도 여기는 55도에 바람이 붑니다. 미국 서해안에서 제일 바람 세고 안개 짙은 곳 중 하나예요. 여름이 오히려 더 춥고 안개가 많습니다. 자켓 없이 가면 십 분 만에 차로 돌아옵니다.
🚻 화장실이 드뭅니다.
방문자센터, 등대, 주요 트레일헤드에만 있습니다. 보일 때마다 들르세요.
🍱 김밥 싸가시면 좋습니다.
공원 안에 식당이 없습니다. 굴집도 4시면 닫아요. 드레익스 비치나 등대 주차장에서 바다 보며 먹는 게 웬만한 식당보다 낫습니다.
🚁 드론 금지입니다.
국립공원 안에서 드론 날리면 벌금 나옵니다.
🦌 야생동물과는 거리를 두세요.
엘크나 코끼리물범은 생각보다 빠르고 큽니다. 차 안에서 보거나 멀리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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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솔직히 왕복 다섯 시간입니다. 가볍게 갈 거리는 아니에요.
그런데 그 나무 터널 안에 서 있으면, 두 시간 반 운전한 게 아깝지 않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거랑 실제로 그 안에 서 있는 게 완전히 다릅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이 안 보여요.
아침 일찍 출발하시는 걸 권합니다. 사람 없는 터널을 혼자 걸어보는 게 이 코스의 진짜 값어치예요.
주말에 갈 데 없으시면 한번 다녀오세요. 손주들 데리고 가시면 굴은 안 먹어도 스누피에서는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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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시간, 입장료, 예약 정책은 바뀔 수 있습니다. 출발 전에 nps.gov/pore 와 schulzmuseum.org 에서 한 번 확인하세요. 등대 계단은 바람이 세면 닫습니다.
다녀오신 분들, 사진이나 팁 있으면 댓글로 올려주세요. 어느 계절이 제일 좋았는지, 굴집 웨이팅은 얼마나 됐는지 같은 게 다음 분들께 도움이 됩니다.